EP.5-세상은 어떻게 다시 설계되는가
스마트폰 지도, 차량 내비게이션, 위치 기반 서비스... 현대 생활에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필수적인 기술이 되었습니다. 수만 킬로미터 떨어진 우주에 있는 위성이 어떻게 지구상의 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걸까요? 신기한 GPS의 작동 원리부터 GPS를 넘어선 다양한 위성 시스템, 그리고 대한민국의 노력까지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 드립니다.
GPS 시스템은 지구 상공 약 2만 킬로미터 궤도에 떠 있는 30여 개의 위성들로 구성됩니다. 이 위성들은 각각 정확한 위치 정보와 시간을 담은 위성 신호를 초당 약 30만 킬로미터(빛의 속도)의 일정한 속도로 지구를 향해 끊임없이 송출합니다.
여러분의 스마트폰이나 GPS 수신기는 이 위성 신호를 포착합니다. 수신기는 단순히 신호를 받는 것뿐만 아니라, 각 위성에서 보낸 신호가 언제 출발했고 언제 도착했는지를 파악합니다.
GPS 수신기는 각 위성으로부터 위성 신호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을 측정합니다. 신호가 이동하는 속도(빛의 속도)는 일정하기 때문에, '거리 = 속도 × 시간' 이라는 간단한 공식으로 수신기부터 각 위성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위성에서 온 신호가 수신기에 도달하는 데 0.07초가 걸렸다면, 수신기는 그 위성으로부터 약 21,000km 떨어져 있다고 계산하는 식입니다.
이제 수신기는 여러 위성 각각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 기하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수신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합니다. 특정 위성으로부터 계산된 거리는 그 위성을 중심으로 하고 그 거리를 반지름으로 하는 가상의 구(Sphere)를 형성합니다. 즉, 수신기는 이 가상의 구 표면 어딘가에 있다는 뜻이 됩니다.
최소 3개의 위성으로부터 거리를 측정하면, 이 세 개의 가상 구가 만나는 지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세 구가 만나는 지점은 보통 두 개가 생기는데, 이 중 하나는 현재 위치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먼 공간의 위치입니다. 따라서 3개의 위성 신호만으로도 2차원적인 위치(위도, 경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개의 알려진 지점(위성)으로부터의 거리를 측정하여 미지의 지점(수신기)의 위치를 결정하는 이 기하학적 방법은 넓은 의미에서 삼각 측량법과 관련이 있지만, 정확히는 거리 정보만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삼변 측량(Trilateration) 원리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는 삼각 측량법이라는 용어로 통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개의 위성으로도 2차원적인 위치는 파악할 수 있지만, 더 정확한 3차원 위치(위도, 경도, 고도)와 시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소 4개 이상의 위성 신호가 필요합니다. 수신기의 시계는 위성의 원자 시계만큼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미세한 시간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4번째 위성 신호는 이 시간 오차를 보정하고 정확한 고도 정보를 계산하는 데 사용됩니다. 따라서 GPS 수신기는 항상 최대한 많은 위성 신호를 수신하려고 노력합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GPS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여러분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1. GPS 위성이 자신의 위치와 시간을 담은 위성 신호를 지구로 보낸다.
2. GPS 수신기가 여러 개의 위성 신호를 수신한다.
3. 수신기는 신호 도달 시간을 이용해 각 위성까지의 거리를 계산한다.
4. 계산된 여러 위성까지의 거리를 이용하여 삼각 측량법(삼변 측량) 원리로 수신기의 정확한 위치(위도, 경도, 고도)를 계산한다.
5. (추가) 4개 이상의 위성 신호로 시간 오차를 보정하고 고도를 계산하여 더 정확한 3차원 위치 정보를 얻는다.
앞서 설명한 GPS는 미국이 운영하는 위성 항법 시스템의 명칭입니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는 다른 국가 및 지역의 시스템도 존재하며, 이들을 통틀어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인 GNSS 시스템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 차량 내비게이션 등 대부분의 위치 확인 장치는 단순히 GPS 위성 신호만 받는 것이 아니라, 여러 GNSS 시스템의 신호를 동시에 수신할 수 있는 GNSS 수신기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시스템의 신호를 함께 사용하면, 더 많은 위성을 활용할 수 있어 위치 정확도가 향상되고 신호 수신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끊김 없이 위치 정보를 얻는 데 유리합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자국의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이러한 위성 항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을까요? 현재 대한민국은 독자적인 위성 항법 시스템을 자체 위성으로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주로 미국 GPS를 포함한 다른 국가의 GNSS 위성 신호를 이용하여 위치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Korean Positioning System)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PS는 한반도 및 그 주변 지역에 매우 정밀한 위치, 항법, 시각(PNT) 정보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35년경 구축 완료를 목표로 현재 활발히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KPS가 완성되면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위성 항법 인프라를 갖추게 되어 국방, 산업, 일상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위성 항법 기술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고 안정성이 강화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