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EP.5

이미지
의식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 EP.5 의식 이후의 선택 의식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EP.5 | 의식 이후의 선택 의식은 선택의 시작이 아니라는 사실까지 우리는 도달했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다. 자유의지는 의식 이전에 사라진 걸까, 아니면 의식 이후에 남아 있는 걸까? 1. 우리가 자유의지를 놓친 지점 우리는 늘 선택의 순간을 떠올린다. 결심하는 바로 그 찰나를 말이다. 의식은 순간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과정에 뒤늦게 등장한다. 뇌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고, 의식은 그 사실을 나중에 알아차린다. 2. 선택은 찰나가 아니라 구조다 자유의지는 언제가 아니라, 어떤 구조 안에서 작동하는가? 우리는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완전히 무력하지도 않다. 3. 과학이 남긴 자유의지의 자리 • 뇌는 행동을 준비한다 • 의식은 그 과정을 인식한다 • 자유의지는 조절과 책임의 영역에 남아 있다 과학은 자유의지를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 위치를 수정했을 뿐이다. 4. 우리는 정말 답을 알고 질문하는가 • 질문은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다 • 생각은 질문보다 먼저 움직인다 • 의식은 그 흐름을 따라가며 붙잡는다 우리는 가끔 이미 답을 알고 질문하는 것처럼 느낀다. 질문을 떠올리는 순간, 생각은 이미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답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뇌는 질문이 만들어지는 순간, 과거의 경험과 기억을 빠르게 불러오고, 의식은 그중 일부를 따라가며 ‘지금 내가 묻고 있다’는 감각을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처음 가본 장소에서도 묘한 익숙함을 느낀다. 그 장소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비슷한 장면과 감정이 이미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질문도 이와 비슷하다. ...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가-EP.4

이미지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가 | 선택은 언제 결정되는가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가 EP.4 | 선택은 언제 결정되는가 자유의지가 환상이라는 말은, 과학이 내린 결론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빨리 내린 해석이다. 이전 이야기에서 던진 질문을 매듭짓다 에피소드 3에서 우리는 불편한 사실 하나와 마주했다. 뇌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선택했다’ 고 느끼기 이전부터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다. 만약 뇌가 먼저 결정한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선택하고 있다고 느끼는 걸까?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인간의 책임, 도덕, 자유의지 자체를 흔드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논쟁의 중심에는, 1980년대에 수행된 한 실험이 있다. 1. 자유의지에 균열을 낸 순간 1980년대, 신경과학자 Libet et al., 1983 – Brain Journal 이 수행한 이른바 ‘리벳 실험(Libet Experiment)’ 은 인간의 자유의지 개념에 결정적인 균열을 냈다. 피험자는 아무 때나 손목을 움직인다 동시에 ‘움직이겠다고 느낀 순간’을 보고한다 뇌의 전기 신호는 EEG로 기록된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손을 움직이겠다고 의식적으로 느끼기 수백 밀리초 이전 에, 뇌에서는 이미 ‘준비 신호(Readiness Potential)’ 가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실험 이후, 세상은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선택한다고 착각할 뿐이다.” “자유의지는 환상이다.” 하지만 여기...

우리는 왜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가-EP.3

이미지
우리는 왜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가 | 뇌는 세계를 예측한다 우리는 왜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가 EP.3 | 뇌는 세계를 ‘보는’ 대신 ‘예측’한다 우리는 늘 이렇게 말한다. “내가 직접 봤잖아.” 하지만 현대 뇌과학은 이 문장을 가장 위험한 확신 중 하나로 본다. 만약 우리가 보고 있다고 믿는 이 세계가 실제로는 뇌가 미리 가정한 결과물 이라면? 1. 뇌는 카메라가 아니다 뇌는 외부 세계를 그대로 복사하지 않는다. 시각·청각·촉각 신호는 불완전하고 단편적이다.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뇌는 먼저 “세상은 아마 이런 모습일 것” 이라는 내부 모델을 만든다. 이 관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현재 뇌과학의 주류 이론인 예측 처리 이론(Predictive Processing) 의 핵심이다. "뇌는 감각 입력을 기다리지 않는다. 먼저 예측하고, 틀린 부분만 수정한다." 2. 과학적 근거 전용 섹션 — 뇌는 왜 먼저 가정하는가 ① 정보 흐름의 방향 해부학적 연구에 따르면, 뇌에서 상위 영역에서 하위 감각 영역으로 내려가는 신호(예측)가 올라오는 신호(감각 입력)보다 훨씬 많다. 이는 인식이 수동적 수용이 아니라, 능동적 추정 과정임을 의미한다. ② 맹점(Blind Spot) 실험 우리 눈에는 실제로 아무 정보도 들어오지 않는 영역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공백을 인식하지 못한다. 뇌가 주변 패턴을 바탕으로 자동으로 장면을 ‘채워 넣기’ 때문이다. ③ 착시와 환각 연구 착시는 뇌의 오류가 아니라 정상 작동의 부산물이다. 특히 감각 입력이 불확실할수록, 뇌는 기존 예측을 더 강하게 밀어붙인다. 이는 환각 연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이 모든 연구는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한다. 뇌는 세계를 기다리지 않는다. 먼저 가정하고, 나중에 수정한다. 3. 우리는 실시간으로 살고 있지 않다 시각, 청각, 촉각은 서로 다른 속도로 처리된다. 뇌는...

미래는 이미 존재하는가-EP.2

이미지
미래는 이미 존재하는가? |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과학 미래는 이미 존재하는가 EP.2 | 자유의지라는 감각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하며 살아간다. 무엇을 먹을지, 어떤 말을 할지, 어떤 길을 갈지. 그래서 우리는 당연하게 믿는다. 나는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다 고. 하지만 EP.1에서 우리는 이미 하나의 사실을 마주했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면,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 1. 이미 존재하는 미래라는 생각 만약 과거·현재·미래가 모두 동시에 존재한다면, 미래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자리에 놓여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순간, 질문은 바뀐다. 이미 존재하는 미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 2. 결정론은 잔인한가 결정론은 말한다. 현재의 모든 상태는 이전 상태의 결과라고. 충분한 정보만 있다면 미래는 예측 가능하다고. 그렇다면 자유의지는 환상일까? 3. 우리가 착각하는 자유의지 사실 우리는 결과를 선택하지 않는다. 우리는 오직 선택하고 있다고 느끼는 경험 을 한다. 자유의지는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의식의 문제일 수 있다. 4. 선택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중요한 반전이 있다. 미래가 이미 존재한다고 해서 선택의 경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책의 결말을 안다고 해서 이야기가 무의미해지지는 않는다. 5. 자유의지는 ‘역할’이다 미래가 존재해도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선택은 결과를 바꾸지 않아도 의미를 가진다 자유의지는 통제력이 아니라 참여감이다 우리는 우주의 관객이 아니다. 이미 쓰여진 이야기 속에서 직접 느끼고 반응하는 존재 다. 자유의지는 미래를 바꾸는 힘이 아니라, 이야기를 살아가게 만드는 장치다. 에필로그 이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믿어온 가장 거대한 착각-EP.1

이미지
시간은 정말 흐르는가 – 우리가 믿어온 가장 거대한 착각 시간은 정말 흐르는가 EP.1 | 우리가 믿어온 가장 거대한 착각에 대하여 우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말한다. 시간이 빠르다, 시간이 느리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시간을 느낀 사람은 있어도, 시간을 본 사람은 없다. 이 글은 우리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질문에서 시작한다. 시간은 정말 ‘흐르고’ 있는가? 1. 변화가 있다고, 시간이 흐르는 것은 아니다 아침이 오고 밤이 온다. 아이는 자라고, 우리는 늙는다. 우리는 이 모든 변화를 하나의 단어로 묶어왔다. 바로 시간의 흐름 . 하지만 여기서 첫 번째 균열이 생긴다. 변화가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시간이 흘러야 할까? 영화 필름을 떠올려보자. 필름의 각 장면은 정지된 이미지다. 그러나 연속적으로 재생되는 순간, 우리는 ‘움직임’을 본다. 혹시 우리가 느끼는 시간 역시, 정지된 세계를 연속적으로 인식하는 착각은 아닐까? 2. 물리학에는 ‘시간의 흐름’이 없다 놀랍게도 현대 물리학의 방정식 어디에도 ‘시간은 흐른다’는 문장은 없다. 과거와 미래를 바꿔 넣어도 대부분의 물리 법칙은 그대로 성립한다. 만약 시간이 실제로 흐른다면, 왜 우주의 법칙은 그 사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을까? 물리학이 인정하는 것은 단 하나다. 엔트로피, 즉 무질서도의 증가. 컵은 깨지지만, 깨진 컵이 저절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 비가역성을 ‘시간의 화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해서, 시간이 흐른다는 증거는 아니다. 3. 현재는 정말 존재하는가 우리는 늘 ‘지금’을 산다고 말한다. 그러나 물리학적으로 현재는 극도로 불안정한 개념이다. 빛은 유한한 속도로 이동...

내 머릿속에 반도체를 심는다고? 뉴럴링크의 공학적 실체

이미지
내 머릿속에 반도체를 심는다고? 뉴럴링크의 공학적 실체 내 머릿속에 ‘반도체’를 심는다고? 뉴럴링크의 공학적 실체 BCI를 가능하게 만드는 마이크로 공학의 실제 구조 코딩의 첫걸음-전기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뉴럴링크는 미래 담론이 아니다. 이 시스템의 본질은 아날로그 생체 신호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는 초저전력 반도체 플랫폼 이다. 뇌 속 뉴런은 디지털 비트가 아니라, 연속적인 전위 변화로 소통한다. 이 미세하고 불완전한 신호를 읽기 위해서는 기존 컴퓨팅과는 완전히 다른 설계 철학이 필요하다. 1. 뉴런 신호를 읽는다는 것의 난이도 뉴런의 활동 전위(Action Potential)는 대략 50~500µV 수준이다. 이는 일반적인 전자기 노이즈, 근전도(EMG), 심전도(ECG), 심지어 열 잡음(Thermal Noise)에 비해 극도로 작은 신호다. 즉 문제는 단순한 증폭이 아니다. 어떤 신호를 증폭하지 말아야 하는지 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2. 차동 증폭과 공통 모드 제거(CMRR) 용어 정의 | CMRR CMRR(Common-Mode Rejection Ratio)는 두 입력에 동일하게 유입된 신호(공통 모드)를 차동 증폭기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거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BCI에서는 신호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뉴럴링크의 전극은 단일 절대 전압을 측정하지 않는다. 항상 두 지점 간 전위차 를 측정한다. 외부 전자기 간섭, 조직 내 이온 흐름, 전극-조직 계면에서 발생하는 잡음은 대부분 두 전극에 동시에 유입된다. 차동 증폭기는 이 공통 성분을 제거하고, 두 지점 사이의 미세한 차이만을 증폭한다. 이때 CMRR이 낮다면, 증폭된 결과는 뉴런의 신호가 아니라 잡음의 확대판이 된다. BCI용 아날로그 프런트엔드는 일반 산업용 회로보다 훨씬 높은 CMRR을 요구한다. 📚 IEEE: Neural Recording Amplifier...

AI 연산은 왜 결국 우주로 가게 될까?

이미지
AI 연산은 왜 결국 우주로 가게 될까? — 발열과 물리학이 만든 결론 AI 연산은 왜 결국 우주로 가게 될까? 발열과 물리학이 만든, 가장 차가운 결론 AI가 똑똑해질수록 전력 소모와 발열은 폭증합니다. 이 글은 “왜 AI 연산의 미래가 우주를 향하는가”를 물리학과 에너지 관점에서 쉽게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기초과학-전류가 열을 만든다 목차 1. 아주 평범한 질문 2. AI는 왜 생각만 해도 뜨거워질까 3. 데이터센터는 왜 거대한 난로가 되었나 4. 지구는 열을 버리기엔 너무 좁다 5. 우주는 왜 완벽한 냉각 공간인가 6. 우주 태양광으로 AI를 돌릴 수 있을까 7. 그래서 나온 결론 1. 아주 평범한 질문에서 시작해보자 AI는 점점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따라오는 뉴스도 있죠.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 급증” “발열 문제로 서버 밀도 한계 도달”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의 규칙 에 더 가깝습니다. 2. AI는 왜 생각만 해도 뜨거워질까? AI의 연산은 결국 전자의 이동입니다. 전자가 움직일 때마다 아주 작은 열이 발생합니다. 전자 이동 → 에너지 손실 → 열 발생 이 과정은 피할 수 없는 물리 법칙 AI가 복잡해질수록 이 과정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3. 데이터센터는 왜 ‘연산소’가 아니라 ‘냉각소’가 되었나 오늘날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중 상당 부분은 계산이 아니라 냉각에 쓰입니다. AI 서버는 이제 생각하는 기계 가 아니라 식혀야 하는 기계 가 되었습니다. 4. 지구는 열을 버리기엔 너무 복잡한 행성 지구에는 공기, 물, 사람, 생태계가 있습니다. 열을 무작정 버릴 수 없습니다. 지구는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