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세 번째 성공-EP.7

이미지
세계 세 번째 성공 | 탄소섬유 이야기 7화 세계 세 번째 성공 14년 연구의 끝에서 연구는 계속됐다. 돌파구를 찾은 이후 공정은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강도는 올라갔다. 섬유 구조도 점점 안정되었다. 하지만 아직 한 단계가 남아 있었다. 양산. 연구와 산업은 다르다 실험실에서 만드는 것과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연구실에서는 몇 미터의 섬유면 충분하다. 하지만 산업에서는 수천, 수만 가닥의 섬유를 안정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공정이 조금만 흔들려도 섬유는 바로 끊어진다. 그래서 마지막 단계는 가장 어려운 단계였다. 그날 수많은 테스트 끝에 첫 번째 양산 테스트가 진행됐다. 긴 공정 라인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섬유는 열처리로를 통과했다. 탄화 공정을 지나 마침내 감겨 나오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섬유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생산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데이터가 나타났다. 강도 기준 통과. 그 순간 연구실 분위기가 바뀌었다. 14년 연구가 마침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세계 세 번째 기술 탄소섬유 양산 기술은 미국과 일본 이후 세계 세 번째 성공 이었다. 이 기술의 의미 이 성공은 단순한 소재 개발이 아니었다. 탄소섬유는 항공기, 우주 산업, 풍력 발전, 수소 산업 그리고 미래 자동차까지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이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은 미래 산업의 중요한 기반을 확보했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단 하루 만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었다. 14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없이 반복된 실패 끝에 만들어진 결과였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섬유 하나. 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연구와 기술이 담겨 있다. ...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 돌파구-EP.6

이미지
첫 번째 돌파구 | 탄소섬유 이야기 6화 첫 번째 돌파구 긴 터널 속에서 발견된 작은 변화 연구는 계속 실패하고 있었다. 섬유는 끊어졌다. 강도는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같은 실험을 반복해도 결과는 늘 비슷했다. 연구팀은 한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탄소 구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 실패의 원인 탄소섬유는 단순히 섬유를 태운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천 도의 열처리 과정에서 탄소 원자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해야 한다. 그래야 강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당시 실험에서는 이 정렬 구조가 불안정했다. 결과는 항상 같았다. 섬유 내부 구조 불안정 강도 부족 생산 공정 불안정 연구팀은 공정 데이터를 다시 분석하기 시작했다. 작은 가설 한 연구원이 한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탄화 과정에서 온도 상승 속도 가 너무 빠른 것이 아닐까. 탄소 구조가 형성되기 전에 섬유 구조가 먼저 손상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연구팀은 공정 조건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열처리 온도 상승 속도 조정 섬유 장력 미세 조절 탄화 단계 시간 조정 아주 작은 변화였다. 정말 작은 변화. 그날의 실험 며칠 뒤 새로운 조건으로 실험이 진행됐다. 연구팀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동안도 수많은 실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가 나왔을 때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섬유 강도 수치가 조금 올라가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오차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실험을 반복했다. 그리고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한 번 더 실험했다. 또 같은 결과였다. 그 순간 연구실 분위기가 바뀌었다. 강도가 올라가고 있었다. 아주 미세한 차이였지만 분명한 변화였다. 연구의 순간 대부분의 기술 혁신은 작은 차이를 발견하는 순간...

실패의 연속, 탄소섬유 개발의 현실-EP.5

이미지
실패의 연속, 탄소섬유 개발의 현실 | 탄소섬유 이야기 5화 실패의 연속 탄소섬유 개발의 현실 기술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탄소섬유 개발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거칠었다. 실험을 하면 실패했다. 공정을 바꾸면 또 실패했다. 어떤 날은 섬유가 끊어졌고 어떤 날은 강도가 나오지 않았다. 또 어떤 날은 생산 공정 자체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았다. 소재 산업의 가장 어려운 점 소프트웨어는 코드를 수정하면 바로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소재 산업은 다르다. 실험 하나를 바꾸면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그 결과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만들 수도 있다. 소재 산업의 특징 첨단 소재 기술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축적된 노하우로 완성된다. 기술은 책으로 배우지 않는다 탄소섬유 생산에는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열처리 온도 가열 속도 섬유 장력 화학 공정 조건 이 변수들이 조금만 달라져도 섬유의 성질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소재 산업에서는 문서화되지 않은 노하우 가 매우 중요하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탄소섬유 기술은 오랫동안 소수 기업만 보유할 수 있었다. 끝없는 터널 속 연구 연구는 계속되었다. 실패가 반복되었지만 연구는 멈추지 않았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마치 긴 터널을 걷는 것과 같았다. 언제 끝이 보일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기술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만 완성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험 결과가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주 작은 변화였지만 연구팀에게는 중요한 신호였다. 돌파구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 4화 : 14년의 도전 6화 :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 돌파구 → 참고 및 추가 읽...

14년의 도전, 효성의 탄소섬유 개발 이야기-EP.4

이미지
14년의 도전, 효성의 탄소섬유 개발 이야기 | 탄소섬유 이야기 4화 14년의 도전 효성의 탄소섬유 개발 이야기 불가능하다고 했던 기술에 도전하다 2000년대 초반. 탄소섬유 시장은 사실상 몇몇 기업이 장악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이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다. 토레이(Toray) 도레이케미컬 미쓰비시케미컬 이 기업들은 수십 년 동안 기술을 축적하며 세계 탄소섬유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항공기, 우주 산업, 방산 산업까지 핵심 산업 대부분이 이 소재에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쉽게 공유되지 않았다. 한국 기업의 도전 이 시장에 한 기업이 도전장을 던진다. 바로 효성 이다. 당시 한국에는 탄소섬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연구도 거의 시작 단계였다. 하지만 효성은 이 소재의 미래를 보고 있었다. 항공우주 산업, 전기차, 풍력 발전, 수소 산업까지 탄소섬유는 점점 더 중요한 소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탄소섬유 개발은 단순한 연구가 아니었다. 초고온 열처리 기술 정밀 화학 공정 섬유 생산 기술 이 모든 것이 동시에 필요했다. 게다가 이미 일본 기업들은 수십 년의 기술 격차를 가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이 기술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시 산업계 평가 탄소섬유 기술은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소재로 기술 장벽이 가장 높은 소재 산업 중 하나 로 평가됐다. 그래도 도전은 시작됐다 효성은 결국 결정을 내린다. 탄소섬유를 직접 개발하기로. 그 결정은 단순한 사업 결정이 아니었다. 장기적인 기술 투자 였다. 그리고 그 연구는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었다. 실패와 시행착오가 반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구는 멈추지 않았다...

왜 일본은 40년 동안 이 기술을 독점했을까-EP.3

이미지
왜 일본은 40년 동안 이 기술을 독점했을까 | 탄소섬유 이야기 3화 왜 일본은 40년 동안 이 기술을 독점했을까 탄소섬유 기술의 숨겨진 이야기 2화에서 우리는 탄소섬유가 왜 강한지 알아봤다. 탄소 원자가 매우 강한 구조로 배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왜 이 기술은 오랫동안 몇 나라만 만들 수 있었을까? 이론은 쉽지만 현실은 다르다 탄소섬유의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탄소 원자를 정렬해 매우 강한 구조를 만들면 된다. 하지만 실제 산업에서 이것을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탄소섬유는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극도로 정밀한 제조 기술의 결과다. 수천 도의 열을 견디는 공정 탄소섬유는 처음부터 탄소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플라스틱과 비슷한 섬유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 섬유를 1000도에서 3000도에 이르는 온도 에서 가열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원소가 제거되고 탄소 구조만 남게 된다. 이 공정을 탄화(Carbonization) 라고 부른다. 핵심 과학 포인트 탄소섬유는 단순히 탄소로 만든 실이 아니라 수천도의 열처리를 통해 원자 구조를 정렬한 첨단 소재 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섬유 또 하나의 문제는 섬유의 굵기다. 탄소섬유의 굵기는 보통 머리카락의 1/10 수준 이다. 이렇게 가는 섬유를 수천 가닥씩 동시에 생산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단 하나의 결함도 생기지 않아야 한다. 조금만 결함이 생겨도 섬유 전체의 강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술 장벽이 생겼다 이처럼 탄소섬유 생산에는 초고온 열처리 기술 정밀 화학 공정 미세 섬유 제어 기술 이 모든 것이 동시에 필요하다. 그래서 오랫동안 이 기술은 소수의 기업만이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수십 년 동안 탄소섬유 기술...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이 철보다 강한 이유-EP.2

이미지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이 철보다 강한 이유 | 탄소섬유의 과학 2화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이 철보다 강해지는 이유 탄소섬유의 놀라운 과학 1화에서 우리는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이 철보다 강할 수 있을까? 처음 들으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질문의 답이 바로 탄소섬유(Carbon Fiber) 다. 모든 비밀은 원자에 있다 세상의 모든 물질은 결국 작은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철도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플라스틱도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왜 어떤 물질은 강하고 어떤 물질은 쉽게 부서질까? 그 이유는 바로 원자들이 어떤 구조로 연결되어 있는가 에 있다. 탄소 원자가 만드는 놀라운 구조 탄소 원자는 서로 매우 강하게 연결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원자들이 모이면 마치 벌집 같은 육각형 구조를 만든다. 이 구조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고 강하다. 같은 탄소 구조로 만들어진 물질 중에는 그래핀(Graphene) 이라는 물질도 있다. 그래핀은 현재 알려진 물질 중 가장 강한 물질 중 하나 로 알려져 있다. 탄소섬유 역시 바로 이 탄소 구조를 섬유 형태로 만들어낸 소재 다. 핵심 포인트 탄소섬유가 강한 이유는 탄소 원자가 매우 강한 구조로 정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철보다 가벼울까 여기서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탄소섬유가 강한 것은 알겠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가벼울까?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탄소 원자 자체가 철 원자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이다. 원자 하나의 무게를 비교해 보면 차이가 꽤 크다. 탄소 원자 무게 : 약 12 u(원자 질량 단위) 철 원자 무게 : 약 56 u(원자 질량 단위) 여기서 말하는 u 는 원자의 무게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하는 원자 질량 단위(atomic mass unit) 다. 즉 같은 개...

왜 일본은 한국이 이 기술을 못 만든다고 했을까-EP.1

이미지
왜 일본은 한국이 이 기술을 못 만든다고 했을까 | 탄소섬유 T1000 이야기 1화 왜 일본은 한국이 이 기술을 못 만든다고 했을까 머리카락보다 가늘지만 강철보다 강한 소재, 탄소섬유 이야기 우리가 매일 타는 자동차. 하늘을 나는 비행기. 그리고 우주로 향하는 로켓. 이 모든 것에는 공통된 고민이 하나 있다. “어떻게 더 가볍고,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 가볍고 강한 소재는 인류 산업의 오래된 꿈이다. 그리고 그 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소재가 하나 있다. 탄소섬유(Carbon Fiber). 머리카락보다 가늘지만 강철보다 강하다. 같은 무게라면 철보다 몇 배나 단단하다. 그래서 이 소재는 비행기, 우주선, 전기차, 풍력발전기까지 미래 산업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이 놀라운 소재를 만드는 기술은 오랫동안 사실상 두 나라만 가지고 있었다. 미국 일본 특히 일본 기업들은 탄소섬유 기술을 수십 년 동안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래서 이런 말까지 나왔다. “이 기술은 아무나 만드는 게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탄소섬유가 어려운 이유 탄소섬유는 단순히 탄소로 만든 실이 아니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섬유를 수천 도의 온도에서 가공하고 원자 구조를 정렬시키며 극도로 미세한 결함까지 통제해야 한다. 조금만 공정이 어긋나도 강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핵심 포인트 탄소섬유 기술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소재 때문이 아니라 수천 도의 열처리 공정과 원자 구조 제어 기술 이 동시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수많은 기업들이 도전했다가 포기했다. 그리고 한국의 도전 한국도 처음에는 그 수많은 실패 중 하나로 보였다. 일본에서는 이런 말까지 나왔다. “한국은 이 기술을 절대 못 만든다.” 하지만 그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