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세 번째 성공-EP.7
긴 터널 속에서 발견된 작은 변화
연구는 계속 실패하고 있었다.
섬유는 끊어졌다. 강도는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같은 실험을 반복해도 결과는 늘 비슷했다.
연구팀은 한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탄소 구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
탄소섬유는 단순히 섬유를 태운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천 도의 열처리 과정에서 탄소 원자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해야 한다.
그래야 강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당시 실험에서는 이 정렬 구조가 불안정했다.
결과는 항상 같았다.
연구팀은 공정 데이터를 다시 분석하기 시작했다.
한 연구원이 한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탄화 과정에서 온도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아닐까.
탄소 구조가 형성되기 전에 섬유 구조가 먼저 손상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연구팀은 공정 조건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아주 작은 변화였다.
정말 작은 변화.
며칠 뒤 새로운 조건으로 실험이 진행됐다.
연구팀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동안도 수많은 실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가 나왔을 때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섬유 강도 수치가 조금 올라가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오차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실험을 반복했다.
그리고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한 번 더 실험했다.
또 같은 결과였다.
그 순간 연구실 분위기가 바뀌었다.
강도가 올라가고 있었다.
아주 미세한 차이였지만 분명한 변화였다.
그날 이후 연구 방향은 완전히 달라졌다.
연구팀은 그 공정 조건을 중심으로 실험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과는 조금씩 좋아졌다.
강도는 조금씩 올라갔다.
섬유 구조도 점점 안정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아직 완성된 기술이 아니었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이제 방향을 찾았다는 것.
그리고 이 작은 발견은 훗날 세계 세 번째 탄소섬유 양산 기술로 이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