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EP.5
EP.4 | 선택은 언제 결정되는가
에피소드 3에서 우리는 불편한 사실 하나와 마주했다. 뇌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선택했다’고 느끼기 이전부터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다.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인간의 책임, 도덕, 자유의지 자체를 흔드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논쟁의 중심에는, 1980년대에 수행된 한 실험이 있다.
1980년대, 신경과학자 Libet et al., 1983 – Brain Journal이 수행한 이른바 ‘리벳 실험(Libet Experiment)’은 인간의 자유의지 개념에 결정적인 균열을 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손을 움직이겠다고 의식적으로 느끼기 수백 밀리초 이전에, 뇌에서는 이미 ‘준비 신호(Readiness Potential)’가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실험 이후, 세상은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대부분의 논의는 너무 빨리 멈춰버렸다.
즉, 뇌가 먼저 가능성을 제시하고, 의식은 그 가능성을 거부하거나 허용한다.
이 실험이 던진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자유의지를 항상 ‘결정의 순간’에서 찾으려 했다.
하지만 만약 자유의지가 선택의 시작이 아니라, 선택을 책임지는 능력이라면 어떨까?
뇌가 제안한 충동을 그대로 실행할 수도 있고, 멈출 수도 있으며, 그 결과를 ‘나의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존재.
그렇다면 자유의지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단지 위치를 옮긴 것일지도 모른다.
과학은 인간을 지워버리지 않았다.
우리가 인간을 너무 단순하게 이해해왔을 뿐이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 질문을
‘의식 이후의 자유의지’라는 관점에서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