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는 왜 삶은 것보다 더 달까? 단맛의 비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길거리에서 구수한 군고구마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한 입 베어 물면 설탕을 넣은 것도 아닌데 달콤하고 촉촉해요. 그런데 같은 고구마인데도 어떤 날은 푸석하고 싱거운 맛이 나고, 어떤 날은 꿀처럼 달기도 하죠. 고구마의 단맛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한 줄 정답: 고구마 속 효소가 익는 동안 전분(밥이나 감자에 많은 곡물 가루 성분)을 엿당(엿에서 느껴지는 단맛 성분)으로 바꾸기 때문이에요. 이 효소가 일할 시간을 충분히 주면 더 달아집니다. 고구마는 원래 달콤하지 않다? 캐낸 직후의 생고구마는 맛이 밋밋합니다. 고구마의 주성분은 단맛이 거의 없는 전분이거든요. 전분은 포도당이 길게 줄줄이 이어진 큰 덩어리인데, 혀는 이것을 단맛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이 긴 사슬이 잘게 잘려야 비로소 단맛이 나요. 비유하자면 전분은 긴 기차 예요. 기차 전체로는 달지 않지만, 칸을 두 개씩 끊어 내면 단맛 나는 작은 조각이 됩니다. 이 기차를 끊어 주는 일꾼이 바로 고구마 속의 아밀라아제(전분을 잘게 자르는 효소) 예요. 효소는 몸 안에서 화학 반응을 도와주는 단백질 일꾼입니다. 그중 베타아밀라아제는 전분 사슬을 두 칸씩 끊어서 엿당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열을 가하면 왜 달아질까? 생전분은 단단하게 뭉쳐 있어서 효소가 잘 달라붙지 못합니다. 그런데 열을 받으면 전분이 물을 머금고 부풀며 풀어지는데, 이를 호화(전분이 물과 열을 만나 말랑하게 풀어지는 현상) 라고 해요. 풀어진 전분은 효소가 훨씬 쉽게 일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고구마가 너무 뜨거워지면 효소도 힘을 잃습니다. 효소는 단백질이라서 일정 온도를 넘으면 구조가 망가져 일을 못 하게 돼요. 결국 효소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적당히 따뜻한 온도 (대략 60℃ 안팎의 구간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고, 품종과 조건에 따라 달라요)에 고구마가 얼마나 오래 머무르느냐가 단맛을 좌우합니다. 천천히 익힐수록 달콤해지는 이유 급하게 센 불로 익...